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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난생 처음 내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었습니다.

아니 지금까지 내가 뽑아 만든 유일한 대통령이자, 내가 촛불로 지켰던 유일한 대통령입니다.

어렸던 나는 그를 통해 정치가 이토록 재미있고, 신명나고, 소중하고, 또 고통스러운 것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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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그에게 실망한 적도 많았습니다.

한·미 FTA 추진, 평택 미군기지 이전, 대연정 제안에다, '좌파 신자유주의'는 대체 뭥미?

수구 꼴통들의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도 못하고 진보 및 개혁 진영의 지지도 유지하지 못했던

그는 분명 여러 정책들의 실패를 남 탓으로만 돌릴 순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가 그토록 욕을 먹은 이유는 또한 가증스런 조중동 및 딴나라당의 날조 · 왜곡이 먹혀들어갔던 때문이고,

어중이떠중이들이 모여서는 제 살길 찾기에 급급했던 여당이 너무 비루하고 한심했기 때문이고,

이상적 구호를 앞세우면서 전략적 차별화를 시도했던 진보세력이 현실적 맥락을 때로 무시했기 때문이고,

그가 지금의 한국 사회에는 어울리지 않는, 너무 일찍 왔던 대통령이었기 때문 아닌가요.


역사상 가장 무시당하고 만만하게 보였던 대통령의 서거 앞에서 모두가 숙연해졌던 건,

우리가 그만큼 진정성을 가진 정치인을 본 적이 없었다는 새삼스런 깨달음 때문일 것입니다.

기득권의 비호를 받음으로써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희망을 하나둘씩 모아서 그것을 발판삼아

대통령이 되었던 그가, 낭떠러지 위에서 홀로 몸을 던졌을 때

그 밑바닥에는 그를 보호해 줄 아무 것도 없었네요.

정녕 우리 보통 사람들마저 그를 냉혹하고 더러운 정치판에 홀로 내몰았던 것입니다.

우리의 희망이 산산이 부서지도록 내팽개쳐 두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노통, 지켜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어떤 이는 다음 생에도 우리의 대통령이 되어 달라고 빌었다지만, 저는 차마 그러지 못하겠습니다.

영원한 지옥불 속에 타들어가야 할 수구 언론의 세치 혀, 최소한의 인간적 염치마저 상실한 기득권 세력들,

추악한 물신주의적 욕망만이 춤추는 한국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편히, 편히 쉬세요.

희망을 다시 모아 키워나가야 한다는, 남은 과제는 남은 사람들이 해결해야지요.


당신의 49재를 맞는 오늘, 뒤늦게 삼가 꽃 한 송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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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malink 작은오빠
2009/08/11 11:14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ㅠㅠ
permalink 아 ㅠ
2009/08/18 04:12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어찌 이렇게 돌아가셨을까 ..
permalink
2010/03/13 19:39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노무현처럼 시민들을 잘 이해해 주는 정치인은 없을거에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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